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사장 임훈, 이하 후지필름 코리아)가 일러스트레이터 기티의 개인전 ‘섬의 나이’를 서울 송파구 에비뉴엘점에서 진행하고 있다. 전시는 지난 8일 공개됐으며, 오는 6월 16일까지 이어진다.
기티는 장르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의 감각과 시선으로 작업을 이어온 일러스트레이터다. 절제된 화면 구성과 빛의 흐름을 활용한 서정적인 장면 연출이 특징으로, 이를 바탕으로 한국은 물론 중국, 대만 등지에서 전시와 아트페어를 열며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번 전시의 주제 ‘섬의 나이’는 각 개인이 마음속에 쌓아온 시간과 감정의 흔적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쉽게 스쳐 지나갔던 감정과 기억의 순간들을 빛의 움직임으로 시각화했다. 특히 명확한 서사를 제시하기보다는 관람객이 작품 속 장면을 바라보며 저마다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도록 화면의 여백에 집중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대표작 ‘착각의 경계’에는 어둠 속을 걷는 두 아이가 등장한다. 각자의 방식으로 빛을 들고 앞으로 나아가는 인물들, 그리고 그 너머로 어렴풋이 보이는 창문의 형상을 통해, 작가는 우리가 마주하는 ‘빛’이 반드시 진실이나 희망만을 상징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짚어낸다. 작품 속 빛은 인물을 이끄는 동시에 방향을 흐트러뜨리는 요소로 작용하며, 화면에는 불확실성과 긴장감이 동시에 자리한다.
기티는 반복되는 선택과 흔들림의 시간이 결국 개인의 내면을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보고, 이러한 축적의 시간을 이번 작품과 전시 전반에 담아냈다. 관람객들은 에비뉴엘점 전시 공간에서 각자의 ‘섬’에 쌓인 나이와 기억을 빛과 그림자의 장면들 속에서 마주하게 된다.
